작품설명
"이 작품은 대지가 가장 먼저 내쉬는 숨을 기록한 흔적이다.
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듯 보이는 순간,
사실은 이미 모든 것이 움직이고 있다.
알코올잉크의 흐름은 의도와 우연의 경계에서 만들어진다.
나는 흐름을 지시하지 않는다.
다만 멈추지 않고 지켜보며,
자연이 스스로 선택한 길을 존중할 뿐이다.
그 결과 잉크는 중심을 향해 모이고,
겹겹의 결은 시간처럼 쌓여 하나의 호흡이 된다.
이 소용돌이는 생성의 자리이며
대지가 긴 침묵 끝에 들이마시는 첫 숨이다.
그 숨은 크지 않지만, 가장 깊다.
새해의 시작처럼 조용하고 단단하게,
존재의 방향을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.
이 작품이 머무는 공간에서도
각자의 리듬으로 숨을 쉬길 바란다.
의미를 해석하려 애쓰지 않아도 좋다.
그저 마주한 순간,
대지의 숨이 당신의 호흡과 겹쳐지는 경험이 되기를."